『법의 눈으로 안중근 재판 다시 보기 - 안중근 의사가 테러리스트가 아닌 이유 -』, 로두스 제2권, 고려대학교출판부, 2010
안중근에게 일본 형법상의 살인죄를 적용한 1910년 2월 14일의 판결과 같은 법해석이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그리고 안중근의 최후진술대로 안중근 사건을 한국과 일본 사이의 교전 중에 발생한 사건으로 해석하는 것은 안중근과 대한민국에 가장 유리한 방향이다. 그러나 이러한 결론은 민족주의적 입장을 고집한 결과가 아니라는 점을 말하고 싶다. 한·일 사이에 존재하는 역사 발전의 장애를 극복할 수 있기 위해서는 안중근 사건에 대하여 한·일 양국이 같은 시각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점에 유의하고자 한다. 양국이 동일한 시각을 가지고자 한다면 그것은 이 사건을 각자의 민족주의적 감정을 떠나 좀 더 객관적 입장에서 국제법상의전쟁 행위로 보는 방향일 것이다. 감정적 내지 대립적 역사 인식은 한·일 간의 우호적 미래에 대한 걸림돌일 뿐이다. 한국은 안중근을 영웅으로, 일본은 테러리스트로 인식하는 한 한·일 간의 진정한 화해는 영원히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객관적이고 이성적인 역사 인식만이 발전적 미래를 기약할 수 있다. 일본인이 안중근을 한국의 군인으로 대할 수 있다면 이는 한·일 간에 중요한 화해의 단서가 될 수 있을것이다. 그리고 두 나라 사이의 진정한 화해는 아시아, 더 나아가 세계 평화의 빛이 될 것을 믿는다. 이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는 만화 형식을 빌려 매우 간략하고 쉽게 말하고자 하는 취지를 표현하였고, 제2부는 안중근 사건에 대하여 좀더 자세한 법적 논증을 제안하기 위하여 논설 형식으로 자세하게 서술했다. 책의 말미에는 부록을 달아 본문에 언급된 조약·협약 등의 내용을 소개함으로써 본문의 이해에 도움이 되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