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불법행위법의 체계와 과책』, 「학이」 제1권, 고려대학교 법학연구원, 2010
책 소개의 글
이 책은 고려대학교 대학원에 재학하고 있는 이제우 군이 석사학위 논문으로 제출한 것을 수정 보완한 것입니다. 학위논문 심사과정에서 지도교수를 포함하여 두 분의 심사위원(신영호 교수, 지원림 교수)은 "러시아 불법행위법의 체계와 과책"이라는 제목의 이 논문이 매우 우수한 수준에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특히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 비교법의 대상으로 다루어지지 않았던 주제를 개척했다는 점에 대하여 큰 의미를 부여하였습니다.
러시아 민법의 근간은 러시아연방 민법전입니다. 러시아는 1994년부터 민법전을 편별로 나누어 순차적으로 제정하여 2010년 6월 현재 제1부(총칙, 소유권 및 그 밖의 물권, 채권총칙), 제2부(채권각칙), 제3부(상속법, 국제사법), 제4부(지적재산권법)까지 입법을 완료한 상태입니다. 순차적인 편별 입법작업이 진행되는 동안 이미 제정된 앞부분에 대한 개정작업이 함께 이루어졌고 개정의 횟수는 무려 76차례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현상은 시장경제를 지향하며 탈바꿈한 새로운 민법전이 여전히 과도기에 있음을 보여줍니다. 현재 러시아는 과거의 법적 유산을 정리하되, 고유의 특성을 유지하면서 시장경제 환경에 법을 조화시키는 과정에 있습니다. 이렇게 러시아가 자신의 색깔을 찾고 있는 가운데 우리가 러시아 민법을 비교법의 대상으로 선택한다면 어떤 접근방식을 취해야 할까요? 러시아 민법에서 발견되는 변화와 연속이라는 흐름 속에서 러시아 민법의 특성을 탐구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와 같은 특성을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분야로는 불법행위법을 들 수 있습니다. 귀책사유의 판단기준을 비롯하여 그 증명책임의 문제에 관하여 러시아는 서유럽의 법제와 적지 않은 차이를 보입니다. 불법행위법은 사회주의 혁명 이후 결정적으로 변하였지만, 다른 한편 소비에트 붕괴 이후 거의 바뀌지 않은 영역이기도 합니다. 이 책의 주제가 학문적 흥미를 끄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이 책은 러시아연방 불법행위법의 현재의 모습을 살펴보기 위해 그것이 법제사적으로 어떤 발전과정을 거쳤으며 어떤 특성을 보였는지를 함께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제우 군은 국비유학생으로 선발되어 2010년 9월부터는 상트페테르부르그 국립대학교(Saint-Petersburg State University) 법과대학에서 박사과정을 수행할 것입니다. 이 책은 아직 발전할 여지를 많이 남겨둔 새내기 학자의 글이기 때문에 미숙한 부분이 적지 않습니다. 저는 이제우 군이 스스로 자신을 비판해 가면서 앞으로 그 모자라는 부분을 채워갈 것으로 믿습니다.
2010년 6월 30일
명 순 구 드림